한국에만 있는 유사과학들 선풍기 틀고 자면 죽는다

Posted by 슈퍼너드 리보
2022. 10. 28. 16:14 취미&덕질/비과학
반응형

1. 밀폐된 공간에서 선풍기 틀고 자면 뒤지는 줄 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개소리. 선풍기 사망설은 한국 언론에 의해 만들어진 잘못된 상식이다.


1960년대부터 언론에서 "밀폐된 방에서 사람이 죽었는데 선풍기가 틀어져 있었다"라는 언론보도를 내놓았고 이후로 몇번이나 이런 오보가 반복되면서 잘못된 정보가 점차 누적되면서 한국인들에게 널리 퍼진 것이다.

 

저체온증으로 죽네 공기가 부족해져서 죽네 하는 낭설이 많지만 상식적으로 생각해봐도 이 소리들은 개소리임을 알 수 있다. 선풍기는 모터로 공기를 세게 돌려 바람을 만드는 장치에 불과할 뿐이다.

선풍기가 호흡을 하는 것도 아니고 산소를 자원으로 쓰지도 않는데 공기가 희박해진다는것은 정말 중학교 수준의 과학 상식마저 부족한 무지의 소산이다.

공기가 순환되면 순환됐지, 대체 멀쩡한 공기가 왜 없어진단 말인가? 공기를 냉각해 온도 자체를 낮추는 에어컨과는 다르며, 굳이 비유하자면 자동 부채다.


이 낭설은 옆에서 부채를 부쳐 주면 죽는다는 것만큼이나 말이 안 되는 소리다. 

그럼에도 실제로 여름철에 종종 의문사 사고가 일어나곤 하는데 이는 기온 자체에 원인이 있는것이다. 선풍기 틀지 않아도 여름에 자다가 죽은 사람은 많다.

다시 말하자면, 여름에 단지 더워서 선풍기 틀고 있단 사람이 죽으면 방에 선풍기가 틀어져 있었단 이유 하나만으로 선풍기가 사망의 원인인양 오도되었던 것이다.

2. 혈액형이 정말 성격에 조금이라도 영향을 미치는 줄 안다.

혈액형에 관한 간단한 고찰을 해보자. 혈액형 성격설에 나온 뻘글들은 모두 과학적 근거라곤 1 나노그램도 가지지 않은 조작된 증거로 인해 만들어진 편견이다.

혈액형과 성격 사이에 유의미한 관계가 있다는 사실은 과학적으로 전혀 입증되지 않았다. 혈액형 결정에 관여하는 유전자의 효소는 적혈구 표면에만 작용하고, 이게 뇌나 신경계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 

또한 백번 양보해서 혈액형이 성격에 영향을 코딱지만큼 미친다고 해도 성격은 혈액형 같은 선천적인 유전적 요진보단 후천적인 환경적 요인에 좌우되는 경향이 크다.


그 뒷배경엔 가족, 교육, 교우 관계, 경제적 상황 등 성격에 영향을 미치는 사회적 인자는 셀 수 없이 다양하다.

이러한 환경적인 요인을 무시한채, 혈액형으로 성격이 좌우된다고 믿는 우생학에 지나지 않는다.
우생학적이라도 되면 다행이다

하지만, 혈액형 성격설을 믿는 집단에서는 혈액형과 혈액형 성격설에서 설명하는 혈액형별 성격 사이의 관계가 나타났다고 한다. 

즉, 혈액형 성격설을 믿게 되면, 자신이 의식적 혹은 무의식적으로 자신의 성격을 혈액형 성격설에서 설명하는 대로 만들고 결정짓게 된다는 것. 

설사 혈액형 성격설을 믿지 않는다고 해도 다른 사람에게서 '당신은 X형이니까 XXX네요.'라는 말을 자주 들으면 마치 자신이 그런 것처럼 여기게 된다.

그런데 왜 혈액형 성격설이 대부분 맞는 것 처럼 보일까?

혈액형 성격설 관련 자료에서 설명하는 성격은 대강 애매하게 설명해놓은 것이 많다. 

 

'당신은 낯선 이에게는 약간 소심하지만 일단 친해지면 정말 잘 지낸다'와 같이 수많은 사람에게 맞아떨어지는 서술이 대표적인 예다.

이렇게 보편적 특성을 특정한 혈액형의 성격인 것처럼 포장하면 사람들은 마치 자신이 특정한 혈액형이기 때문에 그 서술에 해당한다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소심하다', '활발하다', '엉뚱한 기질이 있다.' 등은 구체적인 기준이 아니며 이를 판단하는 기준을 얼마든지 끄집어낼 수 있다. 

그리고 사람 심리가 위의 기준들 중 딱 하나에 맞아 들어갈 정도로 간단한 생물이 아니다. 정도의 차이일 뿐이지 A형의 기준인 소심함은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는 심리이다.

객관적으로 혈액형별 심리 유형을 파고들어가다 보면 B형에 해당하는 기준이 O형에도 해당되는 경우가 많고, AB형에 해당되는 것이 A형 혹은 B형에 해당되는 경우도 꽤 많다. 

심지어 A, B, O, AB에 모두 해당되는 상황도 찾아볼 수 있다! 결국 혈액형은 우생학적 유사과학에 근거하고 있으므로

혈액형으로 사람 성격을 판단하는건 인종차별하는것이나 다름없다. 혈액형 성격설은 단순한 미신을 넘어서 특정 혈액형에 대한 편견과 차별로 이어지고는 한다.

이것이 혈액형 성격설의 가장 큰 폐악이다. 따라서 재미로라도 혈액형 성격설을 꺼내는 일은 자제되야 할 것이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