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주의 좌파가 생각하는 더불어민주당의 문제점 [펌]

Posted by 슈퍼너드 리보
2021. 4. 29. 18:07 취미&덕질/자유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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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언론개혁, 낙인찍기 -> 언론의 자유는 가치는 어디로?

 

미국 좌파들 사이에서는 한창 Cancel Culture라는 것이 유행중입니다. '난 당신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것을 공개적으로 표출하는 것을 넘어서서, 당신을 사회적으로 망신주고 당신의 물건을 사지 않겠다는 식의 주장입니다. 그들은 이것을 '싫어할 권리'로 포장합니다. 당신이 당신의 의사를 내게 전달할 자유가 있듯이 나는 당신의 그러한 의견에 대해서 내 맘대로 대응할 자유가 있다는 것이죠.

 

한동안 유행했던(지금도 유행하지만 위력이 약해진) 일베 낙인찍기도 비슷한 맥락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당신은 보수이고, 우파이며 따라서 존중받을 권리를 상실한다... 인간으로서의 기본권은 지켜주겠지만, 그 이상을 바라지 말라는 것이죠.

 

그러나 저는 이러한 행태가 매우 잘못되었다고 생각했습니다. '난 당신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지만, 당신이 말할 자유를 위해 함께 싸우겠다'는 프랑스 사상가 볼테르의 말을 들어본적이 있으실 겁니다. 언론의 자유라는 것은 단순히 제도적으로 처벌받지 않는 수준으로만 보장되는 것이 아닙니다. 소수자가 자신의 목소리를, 소수 의견을 내기 위해서는 그들이 스스로 낸 의견에 의해 집단에게 처벌받지 않고 서로 공동체의 일원으로써 존중받을 수 있는 문화가 만들어져야 합니다.

 

과거 2차대전 이전 민족주의의 광기가 극에 치달았던 시절에, 민족주의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은 목소리를 내는 것이 매우 힘들었습니다. 그들은 민족반역자로 낙인찍히기도 했고, 결국 독일은 민주적 절차에 따른 투표에 의해 독재를 허락하는 수준에 이르게 됩니다. 한국에서도 비슷한 운동이 있었습니다. '빨갱이'라고 남을 매도하고 다른 이의 의견을 듣지 않는 것이 잘못되었다고 좌파는 주장했고, 민족주의 밖에서 담론을 이어나가는 것을 허락받게 되었습니다. 

 

이제 정권을 잡은 사람들은, 그리고 목소리를 내려고 노력했던 사람들은 자신을 반대하는 목소리를 억압하기 위해 다수의 폭력을 가하려고 시도했습니다. 그럼으로써 스스로의 권력을 공고히 해서 최소 20년의 집권을 이뤄내려고 했습니다. 현실에서 우파를 지지한다는 말조차 하기 힘들었던 상황에, 역으로 그들이 목소리를 낼 권리를 지킬 수 있었던 것은 쓰레기통 취급받던 인터넷 커뮤니티였던 것 같습니다. 만약 그것이 없었다면, 우리 사회는 어떻게 돌아갔을지 잘 모르겠습니다.

 

투표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자 여당은 '언론을 개혁하겠다'라고 했습니다. 저는 처음에 극성인 사람이 내뱉은 발언인 줄 알았습니다. 알고보니 지지층에게 광범위한 공감대를 얻고 있답니다. 언론은, 뉴스는 말 그대로 사건을 전달하는 창구입니다. 낙인찍기와 다수의 폭력이 더 이상 충분한 효과를 보지 못하자 사람들은 언로를 막으려고 합니다. 정부는 시민을 설득하고 본인들이 정권 초반에 주장했던 것처럼 공론을 형성하려는 시도를 포기한 것 같고, 이제 시민들이 서로 소통하는 창구를 제어해야 겠다고 하는 것 같습니다.

 

저는 이런 소식들을 들으며 20세기의 향수를 느낍니다. 

 

민주당은 좌파 정당의 가면을 쓴 전체주의 정당이었던 걸까요?

 

 

2. 교화주의는 대체 어디로?

 

좌파와 우파라는 개념은 국가별로, 시대마다 다릅니다. 그러나 적어도 근대 이후 이들은 형벌에 있어서 명확히 접근 방법의 차이를 보여 왔습니다.

 

한겨레가 북유럽의 수감제도를 찬양해왔던 것처럼, 좌파는 인격의 형성에 사회와 환경의 책임을 강조합니다. 형량을 합리적인 수준으로 낮추고 그들이 다시 교화되어 사회로 복귀해 생산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도우려고 합니다.

 

우파는 인격의 형성에 타고나는것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들은 개인의 책임을 강조하고, 처벌을 강화하려는 경향이 강합니다. 그럼으로써 두려움에 '개인'이 범죄를 저지름으로써 얻는 효용보다, 걸렸을 때의 비용이 더 크게 만듦으로써 범죄를 억제하려고 합니다. 

 

(지나치게 단순화한 버전이지만요)

 

이 정부의 입법행태는 그냥 미친 것 같습니다. 솔직히 말해서요. 모든 법률은 그저 대중의 감정을 만족시키기 위해 처벌을 강화하는 쪽으로만 악셀을 밟고 있을 뿐 아니라, 민식이법같은 법률을 감성팔이로 통과시켜놓고 '고칠 생각도 안합니다'. 처벌을 강조하고, 별다른 효용이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예를 들어 성범죄자의 재범을 막기 위해 그들의 인적사항을 공개한다던지) 사회가 요구하면 그들의 얼굴을 공개해 버립니다. 

 

저는 이 주제에 대해 의견이 갈린다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이 정권은 일관된 법철학 자체가 없는 것 같습니다.

 

'교화'주의가 나왔기 때문에, 교육에 대한 이야기도 짧게 해보겠습니다.

 

우파가 보통 교육에 있어서 개인의 자유와 책임을 중시하는 정시같은 것을 선호한다면, 좌파는 출발선이 다름을 인정하고 태생적으로 뒤쳐진 아이들을 도와주려 합니다. 우습게도 경제적으로 힘든 학생들을 도와주는데 가장 체감이 되는 제도는 MB의 국가장학금 제도가 마지막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 정권은 교육에 대한 비전도, 제대로된 철학도 내보인적이 없습니다. 교육부 장관은 교사가 되고싶었던 사람이랍니다. 아, 성인지 교육이라는 레디컬 페미니즘 교육을 하고있죠. 

 

교육과 관련되어 가장 큰 담론은 조국의 딸과 연관된 것들 뿐입니다. 최순실 딸의 입시와 관련된 적폐를 청산하겠다던 정권 치고는 놀라운 성과입니다. 

 

 

3. (레디컬)페미니즘?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역설적으로 페미니즘이 대두한 이후로 수많은 대학의 총여학생회들이 강경한 주장들을 내뱉다가 학생투표를 통해 해체되었습니다. 

 

총여학생회들처럼, 한국에서 목소리 큰 페미니스트들이 주장하는 극단주의와 사실 학계의 조용한 다수의 의견은 차이가 꽤 큽니다. 적어도 제 경험상으로는요. 헛소리하는 것 같은 교수님들도 많지만, 합리적으로 접근하고 과학적 근거들을 담론에 가져와서 기존의 이념적 막무가내에 가깝던 이론들을 발전시키고자 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우리가 페미니즘이라고 하나로 묶어서 말하지만, 여성학이라는 솔직히 애매한 학문 안에서도 여러 갈래로 갈려 아직 제대로 교통정리도 안 되어 있습니다. 역사는 길어서 'X세대 페미니즘'으로 구분하지만, 많은 학자들이 그저 자기와 맞는 부분들을 가져와서 스스로의 이론을 만들고 발전시키는 것에 더 가깝다고 체감상 느꼈습니다 (저는 이쪽 전공이 아니니까요).

 

제가 하고싶은 말은, 합리적으로 양성평등에 다가가기 위해 공부하는 인문사회대학의 교수님들이 분명 존재하신다는 겁니다. 

 

민주당이 이분들을 끌어들여서 성평등을 외쳤다면 어땠을까요?

 

여성의당이 지지를 얻기 이전에, 성평등 담론을 선점하고 초창기 '절대 전문가를 이길 수 없는 원전문제' 같은걸 공론화하지 말고, 이런걸 공론화했다면 많은 세대의 공감대를 끌어내면서 장기적 프로젝트로 표를 끌어모으고 사회도 발전시킬 수 있는 좋은 매개가 될 수 있었을 겁니다. 

 

그러나 민주당은, 제가 1번에서 말한 것과 비슷한 행태를 보이는 레디컬의 주장을 그대로 포용했습니다. 레디컬 페미니즘은 상대방을 낙인찍고, 그들의 의견을 들으려 하지 않으며, 상대가 말을 할 수 없도록 재갈을 제도적으로 물리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덕분에 좌파정당이라는게 집권하고, 페미니즘이라는 사상을 끌어안았다고 하는데, LGBTQ에 대한 논의는 전혀 찾아볼수가 없습니다. 트랜스젠더 학생의 숙명여대 입학은 좌절 되었습니다.

 

 

그외에도 물론 하고싶은 얘기는 많습니다만 저는 사상적으로 민주당이 가끔 사람들이 말하듯 '리버럴'이라고 불릴 수 있을지 심히 의문입니다. 민주당 주류 운동권은 전체주의 국가인 북한에 매력을 느끼는 것 같고, 저는 이들이 정치적 목적으로 공개 전향을 안한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정말 아직도 매력을 느끼고 있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윤미향은... 민주당이 좋아하는 자유 언론의 가장 큰 장애물이자 악법인 '모욕죄' 마저 폐지할 생각이 전혀 없고 즐겨 사용하는데... 만약 누구라도 위안부 할머니들을 이용해서 '수십 년간' 사회경제적 이득을 취했다면 저는 그 사람이 대한민국에서 태어난 최악의 인간 중 하나라고 말하겠습니다. 민주당은 제대로 된 해명을 내놓지도, 특검을 하지도 않고, 그냥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왜 민주당을 지지하시나요? 저는 이번 문재인/민주당 정권의... 도덕성이나 이념적 지향같은 문제에서, 현실적인 문제는 차치하고서라도, 지금까지 경험했던 어떤 정권보다도 크게 실망했습니다. 이 당이 뭐하는 당인지도 모르겠고요. 사람들이 과거에는 이 땅에 보수가 없다고 했는데 (저는 동의하지 않았지만), 이 땅에 '진보'는 어디있습니까? 홍준표 말대로 그냥 20세기 중반에 갇힌 좌파와, 역시 혼종의 우파가 있을 뿐인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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